미국 뉴욕에서 지역의 랜드마크로 불리던 한 교회가 최근 철거 위기에 놓였습니다. 100년이 넘는 세월동안 예배의 자리를 지키며 지역사회를 섬겨왔지만, 오래된 건물의 보수 비용을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현실적인 문제로 역사적인 교회가 사라지는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상황은 어떤 지 알아봤습니다.
권현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웨스트파크장로교횝니다.
13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교회는 지난 2010년 지역의 랜드마크로 지정됐습니다.
하지만 건물의 노후화로 안전성 문제가 발생했고, 막대한 유지·보수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결국 교회는 철거 위기에 놓였습니다.
오랜 세월 지역 사회를 섬겨온 교회가 사라진단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재 주민들까지 나서 교회 보존을 요구하고 있지만 철거를 막기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국내 여건은 조금 다르지만 최근 이처럼 역사적인 교회가 사라지는 흐름에 한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한국 기독교 초기에 설립된 지역 곳곳의 100년이상 된 교회들은 근대 서양 건축의 원형을 보존하고 일제의 지배와 전쟁 등 수난을 견뎌낸 건물들입니다.
건축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가치가 높지만, 지역 재개발과 재건축 등으로 인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 최두길 대표 / 야긴건축사무소 : 재개발, 재건축을 하면서 100년이 넘는 교회도 (포함된 곳이) 많죠. 벽돌이나 교회의 양식, 그 내부의 구조 이런 것들은 분명히 보존을 해야 되고 재개발에서 제척을 해서 문화적으로 이것을 유지 · 관리해야 하는데 그냥 철거되고 있거든요. ]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역사적인 교회 건물을 지키기 위해 관련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지역 개발 시 오래된 교회 건물의 존치를 원칙으로 하는 유럽과 마찬가지로 교회의 연한에 따라 건물을 보전할 수 있는 법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 최두길 대표 / 야긴건축사무소 : 일정 규모의, 예를 들어 50년짜리 교회는 훼손을 하되, 일부 구간을 존치 한다든지… 이제는 이런 제도적인 법률을 만들 기간이 왔다. 왜냐면 지금 이런 식으로 가다 보면 우리 한국교회가 오래된 교회들은 다 사라져 버립니다. ]
교회 건물의 보전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선 교회들의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합니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서 지역 개발 중 교회의 건물을 지키기 위해선 교회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며 “교단의 지원을 포함해 교회들이 속한 지자체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